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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 95kg까지 뺐다가 다시 120kg, 너무 잘 알아서 못 한 다이어트

· 수정됨 · 조회 267

저녁을 먹고 나면 산에 가야 했다.

아침에 이미 다녀온 산이었다. 올라갔다 내려오는 데 왕복 세 시간. 저녁에 간다고 길이 짧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새벽부터 운동을 했고, 산도 탔고, 오후에도 몸을 움직였다. 이제 씻고 쉬어도 될 것 같은데 오늘 할 운동이 아직 남아 있었다.

그 방학에는 하루가 길었다.

그렇게 해서 나는 95kg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나중에는 다시 120kg이 됐다.

그 사이 내내 후회하고 있었던 건 아니다. 꽤 오랫동안 나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살을 빼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운동으로 95kg까지 뺐는데 왜 다시 120kg이 됐을까
운동으로 95kg까지 뺐는데 왜 다시 120kg이 됐을까

새벽 5시, 아버지와 헬스장에 갔다

시작은 아버지였다.

아버지가 아는 관장님께 내 운동과 식단을 부탁하셨다. 나는 거의 끌려가다시피 헬스장에 갔다. 살을 빼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날부터 그렇게까지 할 생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아버지와 새벽 5시에 일어나 헬스장으로 갔다. 두 시간 정도 운동을 배웠다. 아는 분이라고 살살 해주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옆에서 보고 계셨고, 관장님은 나를 제대로 운동시켰다.

집에 돌아와서는 정해진 아침을 먹었다.

관장님이 한 달치 식단을 짜주셨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고를 여지도 별로 없었다.

현미, 고구마, 생야채, 닭가슴살.

어머니가 준비해주신 음식을 먹었다. 맛있어서 기다려지는 밥은 아니었다. 밥을 먹고 나면 다음 운동을 하러 갔다.

아침에는 산을 왕복 세 시간 탔다. 오후에도 운동을 했다. 저녁을 먹고 날이 조금 시원해지면 산에 다시 갔다. 또 왕복 세 시간이었다.

거의 매일 그렇게 보냈다.

방학이라 가능했다. 하루 중 비어 있는 시간에 운동을 넣은 게 아니라, 운동 사이에 밥 먹을 시간을 넣은 것 같았다.

나중에 그 일과를 떠올리면 웃음이 난다.

내가 무슨 국가대표야.

하지만 그때는 체중이 내려가고 있었다. 120kg을 넘나들던 몸이 110kg대로, 다시 100kg 근처로 내려왔다. 힘들어도 체중계에 올라가면 계속할 이유가 생겼다.

95kg을 찍으면 뷔페에 가기로 했다

관장님과 약속한 목표는 95kg이었다.

그 숫자에 도달하면 뷔페에 데려가 주겠다고 하셨다.

몇 달 동안 정해진 음식만 먹던 내게는 반가운 약속이었다. 막연히 살을 빼야 한다는 생각보다, 95kg이 되면 뷔페에 간다는 말이 훨씬 구체적이었다.

그리고 정말 그 숫자를 봤다.

95kg.

두 자리 몸무게였다. 더 내려가야 하는지, 이 정도면 충분한지보다 일단 약속한 곳까지 왔다는 게 좋았다. 새벽에 일어나고, 하루에 같은 산을 두 번씩 오르내린 일이 헛수고가 아니었다.

관장님도 약속을 지키셨다.

뷔페에 가니 내가 무엇을 먹을지 고를 수 있었다. 오늘 식단에 적힌 음식이 아니라, 눈앞에 있는 음식 중 먹고 싶은 것을 접시에 담으면 됐다.

그게 얼마 만인지 몰랐다.

오늘은 마음껏 먹어도 된다고 하셨다. 내일부터 다시 하면 된다고.

나는 이것저것 가져다 먹었다. 한동안 못 먹었던 음식이 많았다. 하나를 먹고 나면 아직 못 먹어본 것이 눈에 들어왔다. 몇 달 동안 잘 따라왔고, 목표도 달성했으니 그날은 실컷 먹었다.

95kg을 찍은 날, 몇 달 만의 뷔페
95kg을 찍은 날, 몇 달 만의 뷔페

그날의 나는 다이어트를 망쳤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성공했으니까 먹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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