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부작용이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시작은 시각까지 기억난다. 끝은 날짜가 없다.
적어 둔 적이 없고, 어느 순간 돌아보니 없었다. 그래서 이 글은 날짜 대신 시간의 단위로 나눠 적는다. 하루, 한 주, 한 달, 그리고 용량을 올릴 때마다. 전부 내 몸에서 일어난 일이고, 기간은 기억에 따른 대략치다.
위고비 부작용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나나
시작은 1.0mg을 맞은 날 오후였다
0.25mg과 0.5mg을 맞은 두 달 동안은 아무 일도 없었다. 그러다 1.0mg으로 올린 날 오후 네다섯 시쯤 더부룩함이 왔다. 저녁에는 속이 울렁거렸고 헛구역질이 났고, 밤에는 머리가 아파서 잠을 설쳤다. 토한 적은 없다. 다음 날 아침에는 먹고 싶은 것이 없었다.
부작용은 서서히 오지 않았다. 주사를 맞은 날 한나절 만에 왔다.
그날 밤의 세세한 장면은 줄이고 여기서는 시간표만 남긴다.
한 주는 파도처럼 지나갔다
주사를 놓은 날이 파도의 시작이었다. 사흘째까지는 속도 머리도 무거웠고, 그 뒤로는 조금씩 나아졌다. 나아질 만하면 다음 주사를 맞을 날이 왔고, 맞으면 파도는 처음으로 돌아갔다.
이 한 주짜리 파도가 석 달 동안 이어졌다. 사흘이라는 숫자도 달력에 적어 둔 것이 아니라 기억으로 센 값이다.
한 주짜리 파도가 석 달 동안 이어졌다
한 달 단위로는 첫 달이 바닥이었다
석 달을 한 달씩 나누면 첫 달이 바닥이었다. 아침과 저녁은 거르는 날이 많았고, 점심도 평소 양의 3분의 1을 겨우 먹는 날이 있었다. 둘째 달부터는 속이 여전히 불편해도 밤잠을 설칠 정도는 아니었다. 메스꺼움과 두통은 서서히 줄었다.
세 달쯤 지나자 내가 부작용이라고 느끼던 증상은 거의 사라졌다.
'거의'라고 쓰는 이유가 있다. 끝난 날을 짚을 수 없어서다. 어느 날 끝났다고 적은 적이 없고, 서서히 줄다가 돌아보니 거의 없었다.
첫 달에 뭘 먹었느냐는 질문에는 답이 궁색하다. 이 음식은 그나마 넘어갔고 저 음식은 안 넘어갔다고 가를 수 있는 목록이 나한테는 없다. 못 먹은 것과 안 먹은 것은 다르다. 삼키지 못한 적은 없었다. 마음먹고 숟가락을 들면 먹을 수 있었다. 숟가락을 들 마음이 나지 않았을 뿐이다.
있었던 것, 없었던 것, 구분하지 못한 것
위장 쪽에서 있었던 것은 메스꺼움과 변비다. 변비는 처음부터 있었다. 설사는 변비가 오래되면 한 번씩 나오는 정도였다. 트림이 나거나 신물이 올라오는 일은 없었다.
배에 놓은 주사 부위가 붉어지거나 멍이 들거나 멍울이 잡힌 적도 없다. 머리카락도 빠지지 않았다.
기력이 없었고, 앉았다 일어서면 어지러운 증상은 심했다. 이게 위고비 때문인지 같이 먹던 혈압약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지금은 혈압약이 그때보다 줄었는데 그 증상이 없다. 부작용이랄 게 거의 없는 상태라 어느 쪽 탓이었는지 가를 방법도 없다.
그 석 달 동안 소화제나 진통제를 따로 먹지는 않았다. 부작용에 대해 형이 해 준 말은 하나였다. 언젠가 끝난다고, 평생 가지는 않는다고. 형이 나에게 해 준 말이고, 누구에게나 그렇다는 뜻으로 옮기지는 않는다.
용량을 올릴 때는 이틀, 마운자로는 변비만
1.7mg과 2.4mg으로 올릴 때는 1.0mg 때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았다. 주사를 맞은 날부터 이틀쯤 평소보다 조금 더부룩한 정도였다. 속이 뒤집히지도 않았고 음식 냄새가 싫어지지도 않았다. 그 더부룩함이 몇 번째 주사부터 없어졌는지는 모른다. 어느 순간 사라져 있었다.
마운자로는 2.5mg부터 시작했다. 위고비 1.0mg에서 워낙 고생한 기억이 있어서 약이 바뀌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첫 주사 뒤로 며칠이 지나도 속이 뒤집히지도, 심한 두통이 오지도 않았다. 용량을 올려 가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 남은 것은 변비뿐이다.
끝난 것, 끝나지 않은 것
정리하면 이렇다.
끝난 것은 메스꺼움과 두통이다. 1.0mg을 맞은 날 시작해서 세 달쯤 걸렸다.
끝난 때를 모르는 것은 증량 뒤의 더부룩함이다. 이틀이던 것이 어느 순간 없었다.
끝나지 않은 것은 변비다. 위고비 때 시작해서 지금도 있다.
어느 쪽 탓인지 모르는 것은 어지럼이다.
시작과 끝을 날짜로 말해 달라는 질문에는 이 정도가 내가 낼 수 있는 답이다. 내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내 몸에서 일어난 일뿐이다. 이 시간표를 기준으로 삼으라는 뜻은 아니고, 힘든 증상이 있으면 그 시간표는 처방한 의사와 맞춰 보는 것이 맞다. 연재 순서는 목차 글 rediet.net/p/7 에 모아 두었다.
부작용이 가장 심했던 시기를 지나온 분들은 언제쯤 나아졌다고 느끼셨는지 댓글로 들려주세요. 끝난 날을 기억하시는지, 저처럼 어느 순간 없어졌는지도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