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 40kg 감량, 몸이 가벼워졌냐고 묻는다면
몸이 가벼워졌느냐는 질문에는 대답이 잘 나오지 않았다.
“몸이 엄청 가볍지?”
약 40kg을 뺐다고 하면 그렇게 묻는 사람이 있었다. 그만큼 줄었으니 나도 뭔가 큰 차이를 느껴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몸이 깃털 같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걸음이 갑자기 빨라졌다는 느낌도 없었다.
대신 바지가 자꾸 돌아갔다.

벨트로는 더 버틸 수 없었다
상의는 계속 입을 수 있었다. 예전에는 몸에 붙던 옷이 이제는 헐렁했지만, 입고 나가는 데는 별문제가 없었다. 바지도 그렇게 입으면 될 줄 알았다.
벨트를 조이면 되지.
그런데 허리가 너무 남았다. 벨트 구멍을 더 뚫을 자리도 없어졌고, 억지로 조여 입으면 바지가 몸에서 돌아갔다. 결국 예전에 입던 바지는 더 입을 수 없어서 새로 사야 했다.
옷을 고를 때도 순서가 달라졌다. 전에는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해도 내 사이즈가 나오는지부터 봤다. 아내가 옷을 골라줄 때도 먼저 확인할 것은 같았다.
이게 들어가나.
지금은 대체로 입을 수 있는 사이즈가 있었다. 색을 보고 모양을 보고, 그중에서 고를 수 있었다. 예전에는 마음에 들어도 입을 수 없으면 거기서 끝이었다. 이제는 마음에 드는지를 좀 더 생각해도 됐다.
원래 안 되는 자세인 줄 알았다
의자에 앉아 있다가 다리를 꼬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일부러 되는지 시험해본 것은 아니었다. 그냥 앉아 있었는데 한쪽 다리가 다른 다리 위에 올라가 있었다. 전에는 배와 허벅지가 걸려서 잘 안 되던 자세였다.
이게 되네.
나는 원래 다리를 꼬는 게 불편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하고 있어도 나는 잘 안 됐으니, 내 몸은 그런가 보다 했다. 굳이 그 자세로 앉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그렇게 앉아 있었다. 힘을 주거나 자세를 고치려고 애쓰지 않고도 됐다. 몸이 달라졌다는 말이 그때는 알아들을 만했다. 어디가 얼마나 가벼운지 설명하는 것보다, 전에는 못 하던 자세를 지금 하고 있다는 쪽이 확실했다.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되나 싶지만
화장실에서도 달라진 일이 있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대변을 본 뒤 손을 다리 사이로 넣어서 닦았다.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하는 줄 알았다. 친구들과 우연히 이야기하다가 대부분은 손을 등 뒤로 돌린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나는 그 자세가 안 됐다. 팔을 뒤로 돌려도 몸 때문에 손이 닿지 않았다. 사람마다 하는 방법이 다른가 보다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지냈다.
그런데 살이 빠지고 나서는 됐다.
감량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것까지 써야 하나 싶다. 바지가 헐렁해졌다는 말은 쉽게 하겠는데, 화장실에서 손이 닿게 됐다는 말은 조금 민망하다. 그래도 내 몸의 변화를 설명하려면 이 이야기를 빼기 어렵다.
여기까지가 글의 절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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