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 마운자로 후기, 배달앱 마지막 주문은 7개월 전
새 휴대전화에 앱을 하나씩 설치하고 있었다.
예전 것을 통째로 옮기면 쓰지도 않는 앱까지 따라왔다. 필요한 것만 다시 깔기로 하고 하나씩 찾았다. 그러다가 배달앱 차례가 왔다.
이거 필요한가?
예전 휴대전화에는 당연히 있던 앱이었다. 그런데 새 전화에도 있어야 하는지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마지막 주문을 보고 알았다
이전 휴대전화에서 배달앱을 열어 주문 내역을 봤다.
마지막 주문은 7개월 전이었다.
내가 그렇게 오래 주문하지 않았나. 날짜를 보면서도 조금 낯설었다. 배달음식을 끊겠다고 마음먹은 날이 있었다면 그때부터 셌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결심을 한 적이 없었다.
앱을 지우지도 않았다. 먹고 싶을 때마다 휴대전화를 멀리 놓고 버틴 것도 아니었다. 그동안 열 일이 없었고, 그러고 지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물론 우리 집에서 7개월 동안 배달음식을 안 먹었다는 뜻은 아니다. 아이들은 치킨도 먹고 피자도 먹었다. 그런 주문은 주로 아내가 했다.
내가 먹고 싶어서 직접 주문한 일이 없었다는 뜻이다.
이 이야기는 약을 맞던 76주 무렵의 생활을 돌아보는 기록이다. 위고비를 거쳐 마운자로를 맞고 있었고, 먹는 양이 달라진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주문 내역에는 식사량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가 남아 있었다.
새 전화에는 배달앱을 깔지 않았다. 필요해지면 그때 설치하면 될 일이었다.
살 것이 없는데 들어갔다
예전에는 편의점에 들어갈 때 살 것이 없어도 됐다.
진열대를 보면 살 것이 생겼다. 초코가 발린 비스킷을 보고 하나 집었다. 이거 먹으면 목이 막히겠지. 그러면 마실 것을 골랐다. 음료를 찾다가 옆에 있는 소시지도 집었다.
처음부터 그걸 다 사려고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하나를 집을 때마다 다음 것을 살 이유가 생겼다. 밖에 있을 때는 배가 고픈지도 몰랐는데, 계산대에 갈 때는 손에 먹을 것이 여럿 있었다.
그때는 내가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심심하면 먹었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먹었다. 일을 많이 한 날에는 오늘 고생했으니까 먹었다. 기분이 좋은 날에도, 별로인 날에도 먹을 이유는 있었다.
배가 고프다는 이유는 없어도 됐다.
지금 돌아보면 음식은 끼니 사이에도 계속 할 일이 있었다. 무료함을 달래고, 기분을 풀고, 하루를 잘 보냈다고 나에게 뭔가를 주는 일이었다. 나는 그 일을 대부분 먹는 것으로 했다.
치료를 이어가던 그 무렵에는 편의점에 가는 이유가 훨씬 단순해졌다. 밖에서 물이 필요하거나 건전지를 사야 하면 들어갔다. 필요한 것을 집고 나왔다.
먹을 것을 사지 않으려고 매장을 빨리 빠져나온 것은 아니었다. 살 것이 정해져 있으니, 다 둘러볼 일이 없었다.
영화는 물만 있어도 시작됐다
아이들과 극장에 갔을 때도 그랬다.
예전에는 영화표를 사면 다음은 매점이었다. 나는 팝콘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이 사이에 끼는 느낌이 싫었다. 대신 핫도그나 나초처럼 다른 먹을 것을 골랐고, 콜라도 같이 샀다.
여기까지가 글의 절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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