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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 비만치료제 맞으면 의지가 필요 없을까, 라면 두 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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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하루 종일 꼬인 날에는 집에 와서 라면을 끓였다.

그날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좀 먹어야겠다. 배가 얼마나 고픈지보다, 오늘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가 먼저였다.

약을 맞고 있었는데도 그 생각은 남아 있었다.

스트레스를 받은 날 끓인 라면 두 봉지
스트레스를 받은 날 끓인 라면 두 봉지

세 봉지는 못 먹겠고, 두 봉지는 되겠지

예전에는 라면 세 봉지를 끓였다.

계란 두 개를 넣고, 면을 다 먹은 뒤에는 남은 국물에 큰 공기 밥까지 말아 먹었다. 그렇게 먹어야 먹었다는 느낌이 났다. 배가 터질 것 같다는 말을 하면서도 더 먹을 수 있었다.

약을 맞은 뒤에는 세 봉지까지는 못 먹을 것 같았다.

그래서 두 봉지를 끓였다. 한 봉지만 먹겠다는 다이어트 계획은 아니었다. 오늘은 라면이나 실컷 먹자는 마음으로, 내가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양을 정한 것이었다.

먹기 시작했을 때는 맛있었다.

그러다가 더는 들어가지 않았다. 면은 남아 있었고, 나는 먹는 일을 끝내야 했다. 억지로 참아서 젓가락을 놓은 것과는 달랐다.

내가 이걸 못 먹네.

두 봉지도 다 못 먹었다. 이 양은 당시 기억에 따른 대략치다. 얼마나 남겼는지까지 적어둔 식사 기록은 없다.

그날 스트레스가 없어졌던 것은 아니다. 라면으로 풀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먹겠다고 마음먹은 만큼 몸이 따라주지는 않았다.

이 글은 약을 맞던 76주 무렵, 위고비를 거쳐 마운자로를 맞으며 지내던 때를 돌아보는 기록이다. 지금 단약 뒤의 식사량을 설명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먹지 않으려는 힘만 필요했던 것은 아니다

처음 위고비를 맞을 때는 반대쪽에 가까웠다.

먹고 싶은 마음이 너무 없어져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덜 먹는 것이 아니라 챙겨 먹는 것이었다. 하루에 먹은 것이 너무 적으면 배가 고프지 않아도 뭔가를 먹었다. 물을 얼마나 마셨는지도 생각해봐야 했다.

그걸 잘 참았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참는 일을 잘해서 안 먹는 것과, 먹을 생각이 안 나서 끼니를 챙겨야 하는 것은 내게 다른 일이었다. 체중이 줄어드는 것만 보고 있으면 그 차이를 놓치기 쉬웠다. 적게 먹었으니 잘했다고 끝낼 수 없는 날도 있었다.

마운자로로 바꾸고 나서는 먹는 즐거움을 다시 느꼈다.

맛있다는 생각도 들고 먹고 싶은 날도 있었다. 그때부터는 먹을지 말지, 어느 정도에서 끝낼지를 내가 정해야 했다. 다만 예전처럼 그 결정을 붙들고 오래 버티는 일은 줄었다.

나는 그대로인데 해야 할 일이 달라지고 있었다.

그래서 비만치료제를 맞으면 의지가 필요 없느냐는 질문에, 그냥 그렇다고 답할 수는 없었다. 어느 시기에는 먹기 위해 힘을 썼고, 어느 시기에는 그만 먹기로 한 선택을 지키는 데 힘을 썼다.

같은 약을 시작한 두 사람

가까운 후배 두 명이 내 모습을 보고 마운자로를 시작한 적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술을 좋아했다. 한 사람은 시작한 뒤 술자리를 줄이려고 했다. 피하기 어려운 자리에서도 전보다 적게 마시려고 하고, 자기 생활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을 찾아보는 모습이었다.

다른 한 사람은 생활을 거의 바꾸지 않았다.

술자리가 생기면 갔고, 때로는 스스로 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평소에는 음식이 줄었어도 술을 마시면 더 먹는 날이 있었다. 기대했던 만큼 감량하지 못했고, 결국 치료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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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경험을 나눈 글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약 사용과 부작용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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