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 위고비 끊으면 다시 찐다는데, 운동으로 뺀 살은?
비만 환자라는 말이 처음에는 어색했다.
당뇨 환자, 고혈압 환자라는 말은 별생각 없이 썼다. 그런데 비만 뒤에 환자를 붙이면 내가 해야 할 일을 남에게 넘기는 것 같았다. 많이 먹어서 찐 몸인데, 병이라고 부르면 너무 쉽게 용서받는 것 아닌가 싶었다.
이 글은 위고비를 거쳐 마운자로를 맞던 76주 무렵에 써 둔 생각이다. 그때는 치료를 오래 이어가고 싶었다. 지금은 약을 끊은 상태다. 당시의 생각과 단약 뒤의 경험을 섞지 않으려고, 먼저 시점을 밝혀 둔다.

병이라는 말이 내게만 어색했다
나는 내가 왜 살이 쪘는지 안다고 생각했다.
움직이는 양은 줄었는데 먹는 양은 줄이지 않았다.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먹었고, 살이 붙으면 나중에 빼면 된다고 했다. 그 생활을 돌아보는 데 어려운 설명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비만을 질병이라고 부르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내가 먹은 건데.
그 말을 받아들이면 내가 많이 먹은 일까지 없었던 일이 되는 것 같았다. 내 몸에 생긴 당뇨와 고혈압은 치료해야 할 병으로 보면서, 비만은 내가 먼저 제대로 해놓아야 할 일로 따로 두었다.
하지만 살이 찌기 시작한 이유를 아는 것과, 오랫동안 찐 몸을 어떻게 관리할지 아는 것은 달랐다. 시작을 설명하는 말만으로는 그 뒤의 시간이 잘 설명되지 않았다.
나는 살을 빼본 사람이었다. 빠진 몸을 오래 유지하는 데는 번번이 어려움을 겪었다. 그 두 가지를 한꺼번에 놓고 봐야 했다.
숫자가 내려간 뒤에도 몸은 남았다
약을 맞으며 체중과 식욕에 관한 자료를 찾아봤다.
2011년에 발표된 식단 감량 연구에서는 체중을 줄인 뒤 식욕 관련 호르몬과 배고픔의 변화가 관찰됐고, 일부 변화는 1년 뒤에도 남아 있었다. 감량을 마쳤다고 몸의 변화까지 끝난 것은 아니었다.
그 내용을 읽고 나서야 내가 지나온 시간을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
나는 체중계 숫자가 내려가면 어려운 부분은 끝난 줄 알았다. 그 몸으로 평소 생활을 하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평소 생활로 돌아가는 일이 바로 다음 어려움이었다.
그 연구가 내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해준 것은 아니다. 당시 내 호르몬을 검사한 기록도 없다. 다만 다시 먹고 싶어진 마음을 설명할 때, 내 결심만 들여다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다.
질병이라는 말은 내가 한 일을 지우는 말이 아니었다.
그 뒤에도 살펴야 할 몸이 있다는 말로 들리기 시작했다.
혈압약은 끝내야 할 숙제가 아니었다
그 무렵에도 나는 혈압약을 먹고 있었다.
체중이 크게 줄었는데도 복용은 이어졌다. 앞으로도 계속 먹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약을 먹는 나를 두고 의지가 약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혈압약을 먹고 있으니 오늘 내 자기관리는 실패라고 여기지 않았다. 약을 먹으면서 생활을 살피면 된다고 생각했다. 언제까지 먹게 될지는 내 몸 상태를 보며 의료진과 이야기할 일이었다.
그런데 비만치료제에는 내 마음부터 다른 기준을 댔다.
살을 다 빼고 약까지 끊어야 제대로 해낸 것 같았다. 약을 쓰며 유지하는 상태는 아직 다이어트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혈압에는 허락한 관리를, 체중에는 좀처럼 허락하지 않았다.
두 치료가 같다는 뜻은 아니다. 내게 필요한 약과 기간은 각각 판단할 일이다. 나는 다만 한쪽 약을 먹을 때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던 나를, 다른 쪽에서는 왜 자꾸 미완성으로 보는지 생각했다.
끊으면 다시 찐다는 말을 들었다
위고비나 마운자로를 맞는다고 하면 종종 이런 말을 들었다.
여기까지가 글의 절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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